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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팔 안나푸르나

안나 푸르나 트래킹 여행기 3

by 북한산78s 2012. 1.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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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새 추웠다.

조식 후 트래킹을 바로 시작.

식사 후 약간의 스트레칭을 했다.

다른 건 몰라도 이 초보가 할 수 있는 건 스트레칭이 전부다.

어제부터 양치하는 일 외에는 거의 손에 물을 안댄다.

대장님의 지시에 따라 우리는 호텔을 나온 후 세수나 샤워,

혹은 머리감는 일은 금지가 되었다.

난 거의 9일이 넘도록 물과는 인연이 먼 여자가 되었다.

머리카락이 나중에는 부서지려니 했는데 그런대로 견딜만 했다.

밤에도 머리가 추우면 안되기에(고산증) 모자를 쓰고 잔다.

또 흐트러지거나 뻗친 머리로 인해 모자는 필요충분조건에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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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지의 대부분은 처음에 도착할 때는 물이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밤 12 시경이 되면 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다음날 아침이 되어도 물은 거의 나오지 않는다.

그때는 화장실이 엉망이 된다.

어지간하면 자연방뇨할 곳을 찾는 게 편하다.

간밤에 침낭에 넣고 잔 물병의 물은 아침까지 미지근하다.

그 물로 양치를 하고 식사 후 다시 뜨거운 보리차를 받아

트래킹 내내 물을 마신다.

겨울이라 따뜻한 물이 최고이다.

물은 하루에 3리터 이상을 먹어야 고산병이 예방이 되는데

취약한 화장실 문제도 있고 물을 그렇게 먹기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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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배낭을 들어주겠노라고 한 '빔' 셀파.

32살이다.

과묵하고 늘 나를 보살펴 주어 거의 프라이빗 셀파라

해도 틀린 말이 아니게 돌봐주었다.

 

물통이 주는 보온효과는 정말 놀라운데 날진이라고

미국제 물통은 우유젖병을 만드는 재질로 만든다.

그래서인지 아무리 뜨거운 물을 부어도 우그러들거나

찌그러지지 않고 밤새 우리들의 침낭을 뎁혀준다.

난 1리터용 물병 하나를 사갔는데 보온껍질까지해서

약 3만원이다.

어떤이는 500미리짜리 물병 두 개로 양쪽에 끼고 자니

더 편했다고 한다.

그것도 좋은 방법이다.

어디서나 자기 몸은 자기가 보호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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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면 침낭을 개는 일이 보통 문제가 아닌데

옆의 침낭 개는 일을 돕다가 탈진하는 경우도 있으니

자기 침낭은 자기가 개고 남의 일엔 신경을 꺼야한다.

2000m가 넘기 시작하면 고개를 숙여도 어지럽고, 약간만

힘을 줘도 머리가 터질 것 같거나 가슴이 뛴다.

갑자기 일어나도 두근거리고, 누워도 심장이 터지려한다.

고산증이 오면 무조건 아래로 내려가야하는데 미리 다이막스나

비아그라를 먹는 이들도 있다.

그럴 때는 이틀 전에 먹어야 하는데 다이막스의 경우는 이뇨작용이

심해 먹으면 계속 화장실을 가게된다.

비아그라도 마찬가지로 부작용이 있다고 해서 다들 꺼리는 편이다.

타이레놀 같은 경우도 먹긴 하는데 그다지 효과가 없다고 한다.

오히려 위험하니 먹지 않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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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두루마지 휴지를 두 통은 가지고 가라고 하는데

나는 여행사에서 그다지 필요하지 않다고 하길래 대충

3개가 들어있는 여행용 휴지를 사갔다.

모자랐다.

거의 두루마지 휴지 두 개를 들고가야 편하다.(여자는 더욱)

그리고 물휴지는 보통 사이즈를 가지고 가면 되는데

그래도 넉넉하게 큰 사이즈를 들고가서 남겨서 오는 게 편하다.

모든 화장실에 휴지가 없다고 보면 된다.

심지어는 공항의 화장실에도 휴지가 없다.

나처럼 콧물감기에 걸리면 휴지가 아주 많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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썬크림은 하루에 4 번 정도 발라줘야 하는데

SF지수가 50인 경우가 제일 안심이다.

얼굴에 허옇게 발라줘야하고, 거기선 화장이고

뭐고 관리를 할 필요가 없다.

누구나 이틀만 지나면 거지꼴이 되고, 다 허옇게

썬크림만을 바르고 나타난다.

10월엔 여름옷이 필요하지만 12월과 1월엔 거의

겨울 옷만이 필요하다.

땀을 엄청 흘리기 때문에 여러 개의 옷을 배낭에

넣고 다녀야 하고 땀을 흘리기 전에 벗었다가 쉴 때는

무조건 껴입어야 한다. 

움직이면 덥고 잠깐이라도 쉬면 너무나 춥다.

밤에는 장갑을 끼고, 수면양말을 신고 오리털을 입고

자는 일까지 생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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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멀리 계곡을 바라보는 일만으로도 무척 행복하고

뿌듯함을 느끼게 하는 장소이다.

 

침낭을 가져오는 경우는 1000그램이 넘는 오리털이 든

비싼 침낭 즉 100만원이 넘는 침낭을 가져오면 자는데

추위에 대한 큰 문제는 없다.

침낭 속을 빠져 나오는 순간 이가 맞힐 정도로 춥다.

난 여행사에서 제공하는 침낭을 썼는데 재수가 없으려니

가장 얇아진 침낭이 걸린 것이다.

하나 남았다는 말을 듣고 잽싸게 달려가 하나를 얻어

포개서 잤다.

침낭을 하나갖고 있긴 하지만 가져 가기엔 짐이 많아

두고 갔더니 빌려도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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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등학생들로 청소년 단체에서 봉사를 왔는데

우리와 함께 푼힐 전망대까지 같이 다녔다.

그들은 푼힐에서 안나와 마차푸차레를 보고 4일간의

봉사를 하러 간다고 했다.

ㅎㅊ 여행사에서도 푼힐까지만 보고 가는 8일짜리

상품도 있다.

카트만두와 룸비니를 보는 상품인데 이왕이면 ABC를

보고 가는 게 더 낫지않나 하는 개인의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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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케둥가부터는 말과 소를 자주 만나게 된다.

절대 무리하게 피하거나 밀면 안된다.

그냥 지나갈 때까지 산쪽으로 붙어서면 된다.

낭떠러지 쪽으로는 서지않는게 신상에 유리하다.

길을 가다보면 두가지를 신경써야하는데 하나는

말과 소의 배설물을 밟지 않아야겠다는 것과 다른

하나는 남이 밟지 않은 길을 밟으면 위험하다.

특히 눈이 쌓인 경우는 정말 위험한 경우가 많다.

소나 말의 배설물은 거의 땅 전부를 차지하고 있다.

냄새도 시큼하니 계속 나는데 그 냄새에 익숙해질 즈음엔

산을 내려오게 된다.

2700미터 이상을 올라가면 말들도 다니지 못해 길이

깨끗하다.

말은 그들에게 교통수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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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개인적으로 가면 잠자는데 100루피 밖에 들지 않는다.

우리 돈으로 1500원 정도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밥을 거기서 먹는다는 암묵하에 그 가격인데 만약

밥을 다른 곳에서 먹거나 하면 패널티를 엄청 물어야 한다.

밥값과 잠을 합치면 약 우리 돈으로 만원 정도이다.

맥주도 올라갈수록 비싼데 중간지점에서 마신 맥주값이 캔에

우리돈으로 약 3600원 정도 했다. 

충전비도 주로 100루피인데 1불이 80루피라 치면 된다.

올라가면 150루피로 뛴다.

숙박비 대비해보면 충전비용이 비싼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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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을 하면 늘 발바닥이 아팠는데 아무도 그 사정을 몰라주었다.

약 한두시간 후면 어김없이 발바닥이 아파 사실 이번 트래킹을

준비하면서 무척 고민을 했다.

의사들도 모르고 검사해보면 아무 증상이 없으니 살을 빼라거나

무리한 운동을 하지 말라고만 했다.

가기 전날 망설이다가 머렐등산화를 사버렸다.

우연히 신어봤는데 아주 가볍고 발에 착 감기었다.

3일째 발바닥이 아무리 걸어도 아프지 않았다.

날아갈듯 기뻤음은 말할 것도 없다.

모두들 투박한 가죽이나 고어텍스로 된목이 긴 등산화를 신고왔다.

나만 4계절용의 가벼운 등산화를 신고 왔다.

나중에 눈속을 갈 때는 나도 K2의 고어텍스 가죽 등산화를 신었다.

나중에 아이젠을 했을 때 모두 발바닥이 아프다고 해서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 걸 알았고 선수급인 내 룸메가 자기도 자주 발바닥이

아프다고 했을 때는 미안하지만 나는 뛸듯이 기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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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다보니 어느 새 고라파니였다.

믿어지지가 않았지만 고라파니라고 엄연하게 써있었다.

주로 30분 걷다가 5분 쉬고, 1시간 걷다가 10분 쉬고

그런 형편이라 나처럼 초보에게는 고산증만 없다면

한국산보다 더 쉬운 일이었다.

2500미터가 지나면 그때부터 얼굴이나 손발이 붓기 시작한다.

나중에 3000이 넘으면 호빵처럼 변하기도 한다.

제일 증상이 심한 이가 내 룸메였는데 손과 발이 식빵처럼

부풀었다.

심한 사람은 한국에 와서 병원을 오래 다녀야 한다고 했다.

그래도 낫지않아 한 달 이상을 고생한 이도 있다.

나도 얼굴이 붓고 손이 무거워지기 시작했다.

오빠도 얼굴이 변하고 있었고 오빠 말이 강릉에서 온 두 여성들이

주름이 있더니 보톡스 맞은 것 처럼 예뻐졌다고 해서 막 웃었다.

심한 이는 바지나 옷이 작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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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기서(윗사진) 빼이징에서 온 중국부부를 만났다.

친절하고 인사성이 밝았다.

내가 바보처럼 자꾸 북경에서 왔냐고 하자 알아듣지 못해

나중에야 내가 빼이징을 말하자 웃으며 그렇다고 했다.

쪽 팔려서 혼났다.

여전히 모든 단어나 특히 영어를 엉터리로 말하는 나를

자주 발견하곤 했는데 나이가 주는 현상이라고 치부했다.

Nice a have day(trip)~~이런 건 기본이다.

고라파니는 2860 미터로 다음날 아침에 500미터를 더 오를

푼힐을 위해 거기에 머무는 곳이다.

난로가 있어서 우리는 식사 전후로 난로가에 모여앉아 담소를

나누고 장갑도 말리고 모자도 말렸다.

바로 위가 우리방으로 배정될 줄은 꿈에도 모른 채 밤에

엄청 따스하게 자리라고 다짐을 하고 또 했다.

어젯밤에 얼마나 추었다구...오늘밤에 오리털을 입고 자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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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전엔 항상 다음날 입을 옷과 새벽에 나갈 시엔

반드시 헤드렌턴을 머리맡에 두고 자야한다.

우리는 소주를 좀 마시다가 모자라서 럭시라는 네팔 전통

정종같은 술을 시켜서 마셨다.

우리 멤버들 전부는 특이하게도 모두 술을 잘 마셨다.

그게 화근인지...밤에 잠이 오질 않았다.

오늘까지 술을 먹고 내일부터는 절대 입에도 대지않기로

스스로에게 약속을 한다.

내려올 때까지 술은 절대 노우~~~

밤에 일이났다.

너무나너무나 더워서 온갖 옷을 다 입었다가 죄다 벗고

팬티만 입고 잤다.

나의 룸메도 마찬가지였다.

나중에는 헉헉거리며 온 몸에 난 땀을 닦고나니

그 방이 바로 난로 위에 위치한 방이었던 것이다.

이 일로 우리 둘은 과부촌에 발정난 과부처럼 찍혔다.

보름달이 뜨는 밤도 아닌데 말이다.

우리 둘은 너무나 웃어서 나중에 목이 쉴 지경이었고 급기야

나는 목감기가 걸리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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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지의 내 방에 보이는 안나푸르나 남봉과 힌출리.

저녁까지 보이던 이 경치는 푼힐에 오르면 끝없이

펼쳐진 모습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 다음날 새벽에 푼힐에 일출을 보러가기에 부푼

기대를 안고 밤을 보냈다.

겨울에 트래킹을 갈 때는 모자도 4개는 있어야 안심이다.

낮에는 햇살이 강하므로 챙이 긴 고어텍스 모자로, 쉴 때는

보온이 잘되는 털모자나 폴리에스텔 모자를~~

카트만두에서 100~150루피이나 위에서 250~300루피 정도하는 네팔모자도

엄청 따뜻하고 쓸모있다.

땀에 젖으면 얼른 갈아써야 하고 밤에도 쓰고 잔다.

장갑도 난 6개를 가져갔는데 유용했다.

두꺼운 하나보다는 얇은 여러 개가 낫다.

침낭 안에도 깔고 자거나 감고 자는 얇은 블랭킷이 있는데

가지고 다니면 여러모로 편리하다.

무릎을 덮거나 식사시에 덮고 있어도 편하다.

우리는 고라파니에서 골아팟니~~? 하는 농담을 하며 즐거운

하루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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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는 워밍업에 속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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