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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봄 해삼물을 맛보려면은 ?

by 북한산78s 2012. 3.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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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봄. 자칫하면 식욕이 떨어질 수 있는 계절이다. 하지만 봄에는 입맛을 돋워주는 제철 먹거리가 지천으로 널려 있다. 이른 3월부터 5월, 식도락가의 입맛을 사로잡는 봄철 해산물을 찾아 week&이 전국을 누볐다. 충남 당진 간자미부터 서천 주꾸미, 태안 채석포의 꽃게, 경남 통영의 도다리, 부산 기장 멸치, 섬진강의 벚굴까지….

글=나원정·홍지연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1 충남 서천 홍원항 주꾸미

주꾸미와 갖은 봄철 채소를 전골 냄비에 넉넉하게 담아 매운 양념에 자작하게 졸이면 주꾸미 볶음이 된다. 오동통한 머리에 가득 든 ‘주꾸미 쌀밥’을 씹노라면 입 안에 봄이 통째로 들어앉은 기분이 든다.
“수놈은 살결이 연하고, 암놈은 머리에 그득한 ‘주꾸미 쌀밥’(주꾸미알) 씹는 재미에 먹쥬.”

 오전 9시 충남 서천 홍원항. 어물전과 횟집이 늘어선 아담한 포구에서 김조규(65) 홍원 어촌계장이 주꾸미 예찬론을 펼쳤다.

 서해안 주꾸미는 3월 초부터 4월까지가 제철이다. 주꾸미가 먹이를 찾아 연안으로 몰려들어서 잘 잡힐뿐더러 맛도 절정을 이룬다. 주꾸미를 먹으려면 지금 당장 충남 서천이나 대천, 전북 군산으로 달려가야 한다.

 어물전 아낙에게 주꾸미를 맛있게 먹는 방법을 물었더니 군침 도는 대답이 돌아왔다. “봄 주꾸미가 원체 실하잖유. 회나 볶음도 좋고, 조개 육수에 김·냉이·미나리·버섯을 썰어 넣고 주꾸미를 살짝 데쳐 먹는 샤브샤브도 감칠맛 나쥬. 주꾸미 먹물이 풀어진 샤브샤브 국물에 칼국수 삶아 먹는 맛도 끝내줘유.” 과연 주꾸미 먹물이 자작한 고소한 맛의 칼국수는 다시 찾지 않고는 못 배길 별미였다.

●이용 정보

홍원 어촌계 어물전에서 주꾸미를 사면 2층 횟집에서 초장값(1인당 7000원)을 내고 매운탕까지 먹을 수 있다. 어촌계(041-951-4880)를 통해 택배도 가능하다. ‘너뱅이등대횟집’은 바다로 둘러싸여 경관이 좋다. 주꾸미 볶음·샤브샤브 2~3인분 6만원. 041-951-7870.

2 충남 당진 장고항 간자미

생김새는 영락없는 홍어 새끼다. 한데 삭히지 않고 회로 먹는다. 사시사철 나지만, 3월 초부터 산란기인 6~7월 전까지가 가장 맛있다. 꼬리가 한 줄기로 쭉 뻗은 암놈이 수놈보다 더 쫄깃하다. 충청도에서는 ‘갱개미’라고 부른다. 충남 당진과 서산·태안 일대 봄철 별미로 꼽힌다.

 지난 15일 당진 장고항에서 간자미회무침(사진)을 마주했다. 참나물과 양파·배추 따위를 넉넉히 썰어 초고추장으로 버무린 것이 새콤달콤하게 입맛을 당겼다. “회보다는 무침이 맛깔나쥬. 밥을 비벼 먹어도 잘 넘어가유.” 강세구(54) 장고항 2리 이장의 설명이다.

 당진 앞바다는 물살이 세서 바닷물이 깨끗하다. 그래서 간자미가 잘 큰다는 게 장고항 뱃사람들의 주장이다. 올봄은 수온이 평년보다 낮아 간재미 수확이 더디다고 한다. ㎏당 가격은 1만~1만3000원 선. 현지 횟집 등에 조달하고 나면 남는 게 거의 없단다.

●이용 정보

20년 전통의 ‘등대횟집’은 간자미회무침 한 접시(3~4인분)에 3만원 한다. 041-353-0261. 장고항에서는 물량이 적어 택배를 하는 곳이 없다. 대신 태안 채석포꽃게와 대하마을(chaeseokpo.invil.org)에서 택배가 가능하다. 2㎏당 2만4000원(택배비 4000원 별도). 041-672-1012.

3 충남 태안 채석포항 꽃게

동해가 대게로 유명하다면, 서해는 꽃게(사진)다. 오뉴월 알이 꽉 찬 서해 암꽃게는 봄 입맛을 돋우는 일등공신이다. 배에 노란 알이 비치고 눌렀을 때 단단해야 상품이다. 섬이 많고 해안선이 복잡한 충남 태안과 대천, 인천 앞바다에서 잡히는 걸 최고로 친다.

 태안 채석포항 꽃게가 주목받기 시작한 건 2004년 채석포꽃게와 대하정보화마을이 조성되면서다. 채석포항에서 나는 싱싱한 꽃게를 상대적으로 싼값에 직거래할 수 있어 전국에서 주문이 밀려들었다. 이기난(53) 채석포 어촌계장은 “채석포는 개펄이 좋아 꽃게가 실하다”고 말했다.

 꽃게는 5~10월이 산란기인데 7~8월은 금어기다. 채석포에서는 4월부터 꽃게잡이가 본격화된다. 보통 ㎏당 2만3000~3만원대다. 올해는 3월 중순에도 때이른 꽃게가 하루 10㎏ 안팎으로 잡혔다. 하지만 양이 적어 가격이 ㎏당 4만원을 훌쩍 넘었다.

●이용 정보

채석포 주민이 추천한 ‘황성횟집’에서는 꽃게찜·탕·무침을 맛볼 수 있다. 1㎏(2~3인분)에 6만5000원. 041-673-0189. 채석포꽃게와 대하정보화마을에서는 택배 주문이 가능하다. 041-672-1012.

4 경남 하동 전도리 벚굴

벚굴(사진)은 전남 광양, 경남 하동 등 섬진강 일대에서 자란다. 평균 크기는 15~20㎝, 무게는 500~600g 정도다. 바다에서 나는 굴에 비해 월등하게 크다.

 벚굴은 서너 개가 한 데 모여 자라는데 그 모습이 꼭 물속에 핀 벚꽃 같다고 해서 ‘벚굴’로 불리게 됐다. 강에서 나는 굴이라고 해서 ‘강굴’이라고도 한다. 벚굴은 1월 말부터 4월까지 따는데 산란을 앞둔 3월 말에서 4월 초가 영양가도 높고 맛도 좋다.

 잠수부들은 조류가 안정되는 때를 맞춰 한 달에 열흘, 하루 네 시간 정도 벚굴을 딴다. 잠수부 한 명이 하루 200~250㎏ 정도 따는데 올해는 지난해 대비 25~30% 줄었다고 한다. 지난겨울 날씨가 가물어 섬진강 염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벚굴은 고단백이라 회로 먹으면 장에서 흡수하지 못하고 설사를 할 수 있다. 따라서 보통 구워먹는다. 소화 촉진에 좋은 매실과 함께 먹으면 효과가 배가 된다. 찜이나 튀김·영양죽 등으로 먹기도 하는데, 달콤한 향과 부드러운 맛이 일품이다.

●이용 정보

‘벚굴식당’에서 다양한 요리를 맛볼 수 있다. 굴 구이 5㎏ 3만원, 영양죽 5000원, 튀김 1만5000원. 택배 주문도 받는다. 10㎏에 3만5000원(택배비 포함). 055-883-4342.

5 부산 기장 대변항 멸치

아침 일찍 멸치잡이를 나갔던 22t짜리 용성호가 오후 3시쯤 부산 기장 대변항 부두에 들어왔다. 선원들은 “어야디야 어야디야” 노동요를 부르면서 장단에 맞춰 멸치를 털었다. 대가리가 뚝 떨어진 멸치 몸통이 하늘로 날아올랐다가 사방으로 우수수 떨어졌다. 벌겋게 그을린 어부의 얼굴이 온통 멸치 비늘로 범벅이 돼 봄 햇살에 반짝였다.

 대변항을 따라 멸치 판매대가 쭉 늘어서 있다. 뼈를 발라내고 껍질을 벗긴 생멸치는 1㎏에 1만원. 갓 잡은 봄 멸치로 담근 멸치젓갈은 28~30㎏ 단위로 판매하는데 3만8000원 정도 한다. 올해는 수온 탓에 예년보다 멸치 배 출항이 늦었지만 가격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겨우내 먼바다에 서식하던 멸치는 봄이 되면 연안으로 몰려든다. 4월 산란기를 앞둔 기장 멸치는 살이 통통하게 올라 지방질이 풍부하고 칼슘도 많다고 한다. 뼈를 바르고 껍질을 벗긴 생멸치에 초장을 버무려 먹는데 비리지 않고 부드러워 그냥 넘어간다.

●이용 정보

‘거북이횟집’은 멸치 찌개로 유명한데 2~3인분에 3만 원이다. 멸치구이는 1만원. 멸치회 무침(사진)도 2~3인분 3만원. 051-721-3340. 택배는 ‘기장식품’에서 가능한데 생멸치·멸치액젓·기장 미역 등을 판다. 051-721-4600.

6 경남 통영 통영항 도다리

이맘때면 전국의 식객들이 ‘봄 도다리’의 맛을 찾아 경남 통영으로 몰려든다. 3~4월에 가장 맛이 좋은 도다리와 쑥이 어우러진 ‘도다리 쑥국(사진)’을 맛보려고 통영항 식당에는 오전 9시부터 손님들이 줄을 선다. 미식가에게는 일종의 봄맞이 의례인 셈이다.

 도다리는 전남 여수와 경남 거제·사천 등 남쪽 바다에서 흔히 잡히는 어종이다. 4월 산란기를 앞두고 살이 통통하게 오른 도다리는 봄에 통영 연안에서 산란을 하고 조류를 따라 부산·울산으로 이동한다.

 “도다리는 놀짜그리한 것이 좋아예. 색이 시커멓게 누런 놈 말입니더.” 김성호(37) 팔도활어 사장이 귀띔했다. 도다리는 광어와 쌍둥이처럼 닮았다. 구분법은 ‘좌광우도’다. 양눈이 왼쪽으로 쏠린 것은 광어, 오른쪽으로 쏠린 것은 도다리다.

 도다리 쑥국은 원재료의 맛이 하나하나 살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량의 된장과 소금으로 간을 한 맑은탕에 알맞게 익은 도다리 살이 으스러지지 않고 탱탱하게 씹힌다. 청양고추의 알싸함이 혀끝을 자극하고 난 뒤 쑥의 깊은 향이 입안에 은은하게 번진다.

●이용 정보

통영항 서호시장의 ‘분소식당’ 등에서 도다리 쑥국을 맛볼 수 있다. 1인분 1만2000원. 055-644-0495. 서호시장 내 ‘팔도활어’에서는 택배도 가능하다. 055-642-5588.


  • 꽃 보며 등산 할 수 있는 산행지 베스트 6

    올해는 유난히 봄이 더디게 왔다. 예년보다 꽃샘추위가 오래 기승을 부려 봄꽃 개화 시기가 대체적으로 일주일 정도씩 밀렸기 때문이다. 3월 중순을 지나서야 전남 광양 백운산의 매화가 살포시 고개를 내밀었고, 전남 구례의 산수유 역시 꽃봉우리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오랜 기다림 끝에 만난 올해 봄꽃은 그 어느 때보다 살뜰하게 느껴진다. week&은 꽃을 보면서 등산을 할 수 있는 산행지를 찾아봤다.

    글=홍지연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올해 봄꽃 개화는 예년보다 일주일이 늦었다. 지난주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을 찾았을 때는 심지어 눈까지 내렸다. 흩날리는 눈 사이로 모습을 보인 산수유꽃이 무척이나 반가웠다

    1 매화 백운산(전남 광양)

    전남 광양의 매화마을에는 매년 이맘때쯤이면 만개한 매화를 보러 전국에서 수많은 관광객이 몰려온다.
    전남 광양의 백운산 기슭은 3월이면 산등성이가 온통 매화로 뒤덮인다. ‘광양국제매화축제’는 지난 25일 막을 내렸지만 올해는 유난히 꽃이 늦게 펴 오히려 지금이 매화를 즐길 수 있는 절정이다.

     백운산 자락 중 동쪽으로 뻗어 있는 쫓비산의 관동마을에서 출발해 매화마을의 청매실농원으로 이어지는 산행 코스가 인기다. 산세가 험하지 않고 섬진강·매화밭 등이 내려다보여 경치를 완상하며 여유롭게 산행을 즐길 수 있다. 관동마을에서 게밭골로 가는 길은 매실나무 숲길이다. 게밭골에서 갈미봉(513m)까지 약 1시간30분 정도 걸어간 뒤 쫓비산 능선을 따라 여유롭게 걷다 보면 청매실농원에 도착한다. 9.5km 정도로 넉넉잡아 5시간이면 된다.

    ●이용 정보

    순천~완주고속도로를 타고 구례 화엄사IC에서 빠진다. 구례·지리산 방향으로 가다 보면 냉천IC 교차로가 나온다. 여기서부터 섬진강변을 따라 19번 국도가 이어진다. 남도대교를 건너 12km 정도 가면 관동마을이다. 광양매화마을(maehwa.invil.org) 061-772-9494.

    2 산수유꽃 지리산(전남 구례)

    지리산 남쪽 자락에 위치한 전남 구례군 산동면에 있는 지리산 온천관광단지는 이맘때쯤 온통 노란빛이다. 산수유꽃이 활짝 피기 때문이다. 올해는 4월 초께 만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산수유꽃은 개화 후 40일 정도 지속되기 때문에 올해엔 한 달 내내 산수유꽃을 만끽할 수 있다.

     산수유마을 곳곳을 돌아다니는 것도 좋지만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산수유 마을은 더 멋지다. 뭉게뭉게 피어난 노란 구름에 휩싸인 것처럼 신비롭기까지 하다. 산수유마을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 있는 성삼재 휴게소~노고단까지 이어지는 산행 코스를 추천한다. 차로 성삼재 휴게소까지 이동해 산행을 시작한다. 성삼재 휴게소에서 노고단까지는 편도 2.7km로 약 1시간30분 정도 걸린다.

    ●이용 정보

    순천~완주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구례 화엄사IC로 나와 좌회전해서 10분 정도 가면 지리산 온천관광단지다. 구례 산수유마을(culture.gurye.go.kr), 061-780-2608.

    3 개나리 유달산(전남 목포)

    전남 목포 유달산 꽃 축제는 다음달 7~8일로 예정돼 있지만 이때보다는 한 주 뒤인 4월 둘째 주에 찾는 것이 좋다. 개나리가 만발하는 4월 중순부터 막 벚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유달산에는 분홍색과 노란색이 어우러지는 장관이 펼쳐진다.

     유달산은 해발 228m로 아담한데 유달산 일주도로변의 개나리는 소박한 듯하면서도 화려하다. 노적봉에서 조각공원~어민동산을 지나 목포 앞바다 쪽으로 이어지는 약 7km 정도 되는 길을 따라 유유히 산책한 뒤 유달산에 오르면 좋다.

     등산의 들머리는 노적봉 주차장이다. 관운각을 거쳐 유달산 정상에 오른 뒤 어민동산으로 내려온다. 정상에 있는 일등바위에서는 목포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유달산 능선 곳곳에 노랗게 물든 개나리와 멀리 보이는 다도해가 어우러진 경관이 멋지다. 약 5km 정도 코스로 2시간 남짓하면 걸을 수 있다.

    ●이용 정보

    서해안고속도로를 타고 목포톨게이트로 나와 연산동 사거리에서 좌회전한다. 시가지를 지나 목포역 근처에 유달산 산행 시작지인 노적봉 주차장이 있다. 유달산공원관리사무소 061-270-8356. 유달산 꽃 축제는 다음달 7일에서 8일까지 이틀간 열린다.

    4 벚꽃 마이산(전북 진안)

    전북 진안 마이산에 있는 벚꽃터널 전경. 저수지인 탑영제둘레를 따라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다.
    2011년 『미슐랭 그린 가이드』에 한국을 대표하는 관광명소로 소개된 전북 진안 마이산은 벚꽃이 예쁘기로도 유명하다. 다음달 10일 이후에 피기 시작해 20일 전후로 활짝 펴 장관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비가 오지 않으면 4월 말까지도 만개한 벚꽃을 볼 수 있다.

     30번 국도를 타고 가다 서촌마을을 지나면 남부 마이산 입구다.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마이산 벚꽃터널은 이산묘~탑영제~탑사까지 약 4.5km에 이른다. 저수지인 탑영제에서는 벚꽃이 수면위로 흩날려 떨어지는 광경을 볼 수 있다. 등산객들이 절로 탄성을 지를 만큼 환상적이다.

     산행은 마이산 남부주차장에서 시작해 고금당~전망대~봉두봉(540m)을 지나 탑사까지 이어진다. 약 2.9km로 2시간 정도 걸린다. 탑사부터는 벚꽃터널 길을 따라 남부주차장으로 돌아오면 된다. 매년 봄이면 산행과 함께 벚꽃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로 붐빈다.

    ●이용 정보

    익산~포항고속도로를 타고 진안IC로 나온다. 진안IC 교차로에서 좌회전한 후 화전삼거리까지 직진한다. 화전삼거리에서 우회전하면 마이산 남부주차장이다. 마이산관리사무소 063-433-3313.

    5 진달래 영취산(전남 여수)

    영취산은 화왕산(경남 창령)·무학산(경남 마산)과 더불어 우리나라 대표적인 진달래 군락지다. 최고수령 30년 정도 되는 진달래가 산 곳곳에 피어 있다. 진달래는 산밑에서 정상 방향으로 꽃이 피기 시작한다. 4월 초부터 꽃봉오리를 터뜨리기 시작하지만 영취산 정상에 도달하려면 4월 중순을 넘어가야 한다. 4월 20일 정도면 만개한 진달래로 뒤덮인 영취산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추천 산행 코스는 월내동 GS칼텍스 정유공장 뒤쪽에 나 있는 임도에서 시작해 정상에 오른 뒤 흥국사로 내려오는 길이다. 6.6km 정도로 4시간이면 충분하다. ‘그대여/ 저 능선과 산자락 굽이마다/ 설레임으로 피어난/ 그리움의 바다를 보아라/ 모진 삼동을 기어이 딛고/ 절정으로 다가오는/ 순정한 눈물을 보아라’.

     영취산의 진달래꽃을 노래했던 김종안의 시처럼 모진 겨울을 이겨내고 불처럼 타오른 진달래 군락은 감동을 준다.

    ●이용 정보

    순천~완주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동순천IC로 나온다. 여수·광양 방향으로 달려 여수공항을 지나면 GS칼텍스 여수 공장이 있는 여수국가산업단지다. 이 부근 임도에서 영취산 진달래 산행을 시작하면 된다. 여수시 관광정보(www.ystour.kr) 061-690-2036. 영취산 진달래 축제는 다음달 5일부터 8일까지다.

    6 철쭉 황매산(경남 합천)

    경남 합천 황매산의 철쭉군락지 모습이다. 분홍색 철쭉밭을 보려면 5월 중순까지 기다려야 한다.
    황매산 철쭉은 해발 900m 이상에서만 사는 고산 철쭉이다. 보통 5월 첫 주에 꽃이 피기 시작하는데 올해는 날씨가 추워 5월 15일 전후를 개화 시기로 보고 있다. 철쭉은 개화 후 일주일 후면 만개한다. 활짝 핀 꽃이 지속되는 기간은 또 약 일주일 정도다.

     추천 코스는 모산재 주차장에서 출발해 모산재에 오른 다음 철쭉 군락지인 철쭉제단을 지나 황매산 정상(1108m)까지 가는 길이다. 왕복 거리는 5km 정도로 산행 시간은 약 4시간이다.

     산 곳곳에 튀어나온 기암괴석과 붉은 철쭉이 조화를 이루는 모습이 이색적이다. 진달래보다 꽃이 크고 색이 진한 철쭉은 아름다우면서도 강인한 모습이다. 군락지를 걷는 내내 지천으로 피어난 철쭉 향을 맡을 수 있다.

    ●이용 정보

    통영~대전고속도로를 타고 가다가 산청IC에서 빠진다. 산청읍내를 가로지른 뒤 신등면을 지나면 황매산이 있는 합천군 가회면에 닿는다. 대기저수지를 지나면 모산재 주차장이다. 합천군 여행정보(culture.hc.go.kr) 055-930-4666. 황매철쭉제는 5월13일부터 25일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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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30 04: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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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대와 함께라서, 이렇게 좋은 날들

    전남 광양 매화마을의 청매실농원은 올해도 홍매화로 붉게 물들었다. 향긋한 매실된장과 매실고추장을 넉넉히 품은 장독이 점점이 수줍게 핀 매화꽃과 어우러져 옹기종기 줄 지어 있다. 담 너머까지 빼곡히 들어찬 장독이 2500개가 넘었다.

    온천지에 봄 햇살이 가득합니다. 3월 말까지 눈발을 날리며 봄을 시샘했던 꽃샘추위도 이제 완전히 물러간 듯합니다.

     이달 초만 해도 봄은 남도 앞바다에서 머뭇거렸습니다. 남해안 산비탈의 다랑논에서 봄동과 얼갈이배추를 푸릇하게 키워낸 다음에야 봄은 슬그머니 서해와 동해로 찾아들었습니다.

     제철을 맞아 알을 가득 밴 주꾸미며 살점 두툼한 도다리, 뼈째 먹는 간자미, 생멸치 등 봄에 먹어야 제맛인 생선들이 포구마다 넘칩니다. 예년보다 바다 수온이 낮아 아직 풍어의 시기는 아니지만, 봄 바다의 풍요를 만끽하기엔 충분합니다. 덕분에 요즘 뱃사람의 밥상은 다리가 휘어질 판입니다.

     뭍에도 봄의 전령이 올라왔습니다. 지명에 유달리 꽃 이름이 많은 섬진강 주변에는 희고 붉은 동백·매화, 샛노란 산수유 꽃망울이 수줍게 고개를 내밀었습니다. 동백과 매화는 지난해 말 따뜻한 겨울 날씨에 깜빡 속아 때이른 꽃을 피웠다가 갑작스러운 한파에 화들짝 놀라 꽃잎을 닫았었지요. 하지만 얼었다가 이내 부활했습니다. 매운 꽃샘추위를 이겨내서 그런지 꽃 빛깔이 어느 해보다 짙고 곱습니다.

     섬진강 하류, 전남 광양 매화마을(섬진마을)은 온통 달콤한 매화 향기로 휩싸였습니다. 80여 년 전 가난한 강촌에 처음 밤나무·매화나무를 들여온 이는 1988년 작고한 김오천씨입니다. 그 댁 며느리가 된 홍쌍리(69) 매실명인의 청매실농원에는 지금도 매실된장과 매실고추장이 장독마다 새콤하게 익어갑니다.

     매화꽃이 화사하게 핀 섬진강 줄기를 따라서 지리산 자락을 넘어가면 전남 구례 산수유마을의 산수유도 점점이 꽃 등불을 밝힙니다. 샛노란 꽃의 전설은 10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중국 산둥성에서 한 처녀가 구례로 시집을 왔습니다. 처녀의 품에는 고향에서 가져온 노란 꽃이 피는 나무 한 그루가 안겨 있었다지요. 그게 구례 산수유의 유래라고 전해져 옵니다.

     섬진강변에 울긋불긋 꽃이 필 때쯤이면 은어와 황어도 힘차게 상류로 올라옵니다. 강촌 아낙의 소쿠리에는 강에서 나는 ‘강굴’이 수북이 쌓입니다. 한입에 삼키면 숨이 막힐 만큼 굵직한 굴을 껍질째 번개탄에 굽습니다. 굴 껍데기가 타 들어 가는 구수한 냄새가 아지랑이처럼 피어오릅니다.

     봄이 무르익어 4월이 오면 개나리·벚꽃·진달래·철쭉이 차례로 산과 들에 꽃물을 들이겠지요. 흐드러진 봄꽃의 향연은 다음 계절의 풍요까지 기대하게 합니다. 꽃이 피었던 자리마다 열매가 열려 다시 풍요로운 자연의 성찬을 만끽하게 될 테니까요.

     바야흐로 봄입니다. 나들이하기에 좋은 계절입니다. week&에서는 지난 한 달 전국을 돌며 봄맞이 준비를 했습니다. 향긋한 꽃 내음과 군침 도는 먹을거리를 한 아름 안고 돌아왔습니다.

    글=나원정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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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30 04: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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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길에서 만난 사람 (10) 포천 허브 아일랜드 임옥 대표

    봄이다. 앙상했던 가지에 싹이 움트고 겨우내 척박했던 들판엔 생기가 돈다.

    그런데 자신에겐 하루하루가 싱그러운 봄과 같다고 말하는 사람이 있다. 6개월 시한부 선고를 극복하고 13만 평의 허브 테마파크를 운영하는 임옥(50) 대표 얘기다.

    1996년 여름 임 대표는 간 기능이 정지해 살 날이 6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선고를 받았다. 이듬해 그는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지인이 소개한 경기도 포천의 후미진 땅을 사서 들어갔다. 아이들에게 땅이라도 남겨주면 농사를 지어 굶지는 않겠다는 생각이었다. 거기서 그녀는 허브를 가꾸며 새 인생을 시작했다. 잠자리에 들 때마다 관에 들어가 눕는다는 심정으로 하루를 살았다. 오늘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살아오기를 15년째. 그는 거짓말처럼 건강을 회복했고, 그가 운영하는 허브 아일랜드는 주말이면 1만 명이 찾아오는 명소가 되었다. 모진 겨울을 이겨내고 생명이 도약하는 봄이 돌아오는 기적처럼 말이다.

    글=홍지연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새생명이 움트는 봄, 시한부선고를 이겨내고 국내 최대 허브관광농장인 허브아일랜드를 일궈낸 임옥대표를 만났다.

    꽃샘추위가 들이닥친 지난 10일. 영하의 날씨였지만 허브 아일랜드에는 봄을 맞으러 나온 방문객으로 북적였다. 앞치마 둘러매고 허브 정원을 손질하던 임옥 대표가 부랴부랴 카페로 뛰어왔다. “아휴, 제가 정신이 없어서 조금 늦었어요.” 반갑게 인사를 건네는 임 대표는 밭일을 하다 손님을 맞으러 뛰어나온 동네 아주머니처럼 푸근한 인상이었다.

    -건강은 어떠세요.

     “지금은 아주 건강해요. 포천에 내려오고 2년 만에 간이 깨끗이 나았어요. 여기 주변이 잣나무 숲인데 우리나라에서 피톤치드가 가장 풍부한 곳이래요. 매일 허브 속에서 생활하다 보니까 자연적으로 치유된 것 같아요.”

     16년 전 임 대표는 온몸이 엉망진창이었다. 간 기능 정지의 여파로 폐와 신장도 차례로 망가졌다. 몸져누운 임 대표는 그대로 생을 포기할까도 했지만 “마음먹기에 따라 천국과 지옥이 달라진다”는 생각으로 귀농을 결심했다.

    -허브를 택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원래는 기업연수원을 지으려고 했어요. 집을 3분의 1 정도 짓다가 외환위기가 왔고 기업 연수도 자연히 줄었죠. 뭔가 특별한 것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정원 가꾸기로 아이템을 잡고 식물은 허브로 결정했어요. 허브의 한 종류인 ‘애플 제라늄’을 처음 접했는데 풀에서 사과향이 나더라고요. 내가 신기하다고 느끼면 남도 그렇게 느낄 거라는 생각이 들었죠.”

    -원래 식물이나 정원을 가꾸는 데 관심이 있으셨나요.

     “아뇨. 벼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어요. 커피숍 종업원으로 일하던 두 명을 데리고 시작했어요. 처음엔 텐트를 치고 살았어요. 화장실도 땅 파고 스티로폼으로 벽만 만들었어요. 세 사람 모두 ‘농사’의 ‘농’자도 몰랐어요. 잡초 뽑다가 허브도 다 뽑아버리고, 50만 평에 뿌려야 하는 씨앗을 한 평에 다 붓기도 했어요.”

     초창기 허브 아일랜드는 허브제품 판매점 ‘향기가게’와 비닐하우스로 만든 식물원으로 시작했다. 약 1만㎡(3000평)에서 시작한 허브 아일랜드는 42㎡(13만 평)로 커졌고, 하루 두세 명밖에 안 되던 방문자가 지금은 주말 1만 명을 헤아리게 되었다. 지금 허브 아일랜드는 규모나 방문자 수에서 국내 최대의 허브 관련 관광농장이다. 모두 340종의 허브가 있으며, 2010년에는 박물관 인증도 받았다.

    -1년 입장객이 100만 명이 넘는다고 들었는데 성공 비결이 뭘까요.

     “가족은 자연을 느낄 수 있어서 좋다고 하세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 허브 아일랜드의 강점입니다. 20대 여성이나 젊은 커플에게 인기를 끈 건 동화 속 마을 같은 아기자기한 분위기 때문이에요. 지난해에 베네치아 가면축제에 가서 가면을 사왔어요. 여태 전 세계 허브 관련 도시를 여행하며 수집한 소품이 허브 아일랜드 곳곳에 있어요. 다기세트, 허브 압화 액자, 중세 유럽풍의 드레스, 봉재 인형 등 여자가 좋아하는 소품이 많죠.”

     야외정원의 꽃은 4월 말이 돼야 만발한다. 하지만 허브아일랜드는 이미 봄이었다. 허브와 각종 식물이 살고 있는 온실은 싱그러운 향기로 가득했다. 식물원 출구에서부터 이어지는 산타마을에서도 봄 분위기가 물씬 풍겼다. 당나귀에 올라탄 아이는 허브 밭고랑 사이를 지나며 언제나 싹이 올라올까 뚫어져라 쳐다봤다. 한층 따사로워진 햇살을 받으며 잔디밭에서 뛰노는 꼬마들에게 봄이 이미 시작되었다.

    ●임옥 1962년 서울 출생. 서울여상을 졸업한 뒤 한국은행·대한항공 등에서 일하다가 1988년 커피전문점 ‘춤추는 염소’로 사업을 시작했다. 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공예 강사로 일하다 1993년 기업연수 전문회사 세한레저피아를 차렸다. 1996년 시한부 선고를 받았고 1998년 경기도 포천에 허브 아일랜드를 개장했다. 허브 아일랜드(herbisland.co.kr) 개장시간 오전 10시∼오후 10시. 이달 말까지 재스민 축제가 열린다. 성인 3000원. 학생·단체·경로 2000원. 031-535-64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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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2.03.23 04:30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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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철 만난 한재미나리 … 주문해도 1주일 기다려야 합니다

    미나리는 봄철에 특히 맛있다. 봄이 되면 시골 5일장부터 백화점 식품매장에까지 미나리가 지천으로 널린다. 하지만 미나리도 미나리 나름이다. 경북 청도의 한재미나리는 명품 중의 명품이다. 한재미나리는 1㎏에 9000원 정도여서 다른 미나리보다 많게는 6000원 더 비싸다. 그러나 물량이 달려 주문을 해도 1주일은 기다려야 한다. 해마다 3~4월이면 청도의 미나리 작업장에서는 미나리에 돼지 삼겹살을 싸먹는 사람들로 진풍경을 이룬다. 청도에서만 벌어지는 이색적인 봄 풍경이다. 지난주 미나리 향이 가득한 청도를 다녀왔다. 청도에선 올봄의 시작을 꽃이 아닌 미나리가 알려왔다.

    글=홍지연 기자
    사진=신동연 선임기자

    미나리를 맛보기 위해 한재미나리 생산자연합회 윤수업씨의 작업장을 찾았다. 화악산 지하 암반수에 몸을 씻은 미나리는 한층 더 푸른 모습이었다. 보는 것만으로도 싱그러움이 느껴졌다.

    # 130가구 1년에 70억~80억 원 벌어

    먼 길을 달려 도착한 청도의 첫인상은 아직 봄이라고 하기엔 부족한 모습이었다. 산에는 온통 앙상한 감나무뿐 봄꽃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청도역에서 15분쯤 차를 타고 한재 골짜기에 도달하자 그제야 봄기운이 느껴졌다. 청도의 봄 전령사, 푸른 미나리가 반투명한 비닐 사이로 모습을 보였다.

     ‘한재미나리’에서 ‘한재’는 청도읍 초현리, 음지리, 평양1·2리, 상리 일대를 부르는 지명이다. 한재미나리는 한재마을에서 나는 미나리라는 뜻이다. 한재마을은 예부터 물이 많았다. 이 지역에 물이 풍부한 이유는 마을을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화악산 덕분이다. 여기서 흘러나오는 지하수로 미나리 밭에 물을 댄다.

     한재마을 미나리밭은 생각보다 넓었다. 현재 한재미나리 생산 농가는 모두 130가구, 전체 미나리 재배 부지는 70ha(20만 평)에 달한다. 하루 약 10t을 수확하는데, 연간 매출은 70억~80억원 선이라고 한다. 한재마을은 1992년 도랑에서 키우던 미나리를 논에 옮겨심으면서 미나리 마을로 특화하기 시작했다.

     “한재미나리가 맛있는 건 물·흙·기후 삼박자가 딱 맞아떨어져서지.”

     30년이 넘도록 미나리를 재배하는 노기순(73) 할머니의 말이다. 이 지역의 미나리밭은 물도 많지만 배수도 잘된다. 황토·마사토·자갈층이 차례로 쌓여 형성된 토양 덕분이다. 저녁에 밭에 물을 대고 하룻밤을 지내면 지하수는 땅 밑으로 알아서 빠져나간다. 며칠씩 고여 있지 않고 하루 단위로 물갈이가 자연스럽게 이뤄지는 것이다. 많은 일조량과 큰 일교차 역시 미나리를 재배하기에 적합하다.

     한재미나리는 2월부터 수확한다. 2월 것은 작고 5월 것은 질겨 3∼4월 것이 가장 맛있다. 3월의 한재미나리가 봄을 대표하는 별미가 된 이유다.

    # 작업장 옆에서 먹는 미나리삼겹살쌈 별미

    한재미나리는 보통 40∼50cm 정도 크기다. 붉은빛을 내는 밑단이 대나무처럼 마디로 나눠져 있고 그 위에는 줄기 그리고 가장 윗부분은 이파리가 무성하게 달려 있다.

     밑단이 두꺼운 한재미나리를 처음 보고는 질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막상 한입 베어무니 아삭하게 씹히는 것이 탄력이 느껴졌다. 마디를 씹을 때는 단맛도 있었는데 이 부위에 올리고당이 저장돼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재미나리를 현지에서 먹으려면 미나리 작업장을 찾아가면 된다. 작업장 한쪽에 평상이 있는데 여기에 모여 앉아 미나리를 먹는다. 미나리를 사면 가스버너와 불판만 빌려준다. 따라서 미나리와 함께 먹을 삼겹살·된장·마늘·고추 등 쌈거리부터 가위·수저·젓가락 등 식기까지 전부 먹는 사람이 챙겨와야 한다. 그래도 해마다 이맘때면 미나리 작업장은 사람으로 미어터진다. 평일이고 주말이고 예약을 하지 않으면 자리를 구하기도 힘들다.

     한재미나리 쌈을 먹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미나리 두 대를 잡아 밑단 부분을 10cm 정도 접는다. 그리고 줄기와 이파리를 접은 밑단에 돌돌 감는다. 그 위에 고기 한 점과 쌈장을 올린 뒤 미나리를 겹쳐 접으면 쌈이 완성된다. 차가운 물에 씻은 미나리와 뜨겁고 기름진 삼겹살이 만나 절묘한 맛을 낸다. 먼저 미나리 향이 입안 가득 싸하게 퍼진다. 미나리는 아삭하게, 삼겹살은 부드럽게 씹힌다. 고기를 다 먹은 뒤에도 입안에서 미나리 향이 감돈다.

     한재마을에는 돼지 삼겹살을 미나리에 싸먹는 식당도 많다. 다른 고깃집에서는 상추·깻잎 등을 별도로 안 사도 되지만, 여기에서는 미나리 값을 따로 내야 한다. 탐복미나리가든에 경우 가격은 한접시(500g 정도)에 9000원이다. 돼지고기 생삼겹살은 보통 120g에 8000원 수준.

     미나리는 칼륨·칼슘이 많이 함유돼 있어 류머티즘 관절염이나 신경통에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화·해독작용이 뛰어나 몸속에 쌓인 독소를 빼내는 데 효과가 있다. 70%가 수분이어서 건조한 봄철 피부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한재마을 대구~부산고속도로를 타고 청도IC에서 빠진다. 밀양 방향으로 우회전해 청도역을 지나는 도로를 타고 15분을 달리면 초현교가 나온다. 그 부근에 ‘한재미나리’라고 커다란 간판이 서 있다. 거기서 우회전하면 한재마을이다. 한재미나리는 생산자연합회 소속 농업인에게 전화로 주문하면 택배로 받아볼 수 있다. 주문을 넣어도 1주일쯤 기다려야 한다. 현지에서 직접 미나리를 사려면 전화로 가능한 날짜를 받아놓고 찾아가는 것이 좋다. 보통 미나리를 먹으러 왔다가 돌아가는 길에 사가는 경우가 많은데 한 사람에게 1kg 이상은 잘 팔지 않는다. 한재미나리 생산자연합회 소속 명단을 일부 열거한다. 워낙 주문이 많아 연락처 한두 개로는 주문이 어려워서다. ▶박이준(011-813-1326) ▶윤수업(010-3509-2437) ▶하순자(011-9587-5738) ▶조정도(010-2002-9771) ▶강동선(010-5145-2459) ▶이경호(011-817-1674) ▶박정범(011-545-9530) ▶김만태(011-9382-2393) ▶박경명(011-599-4146) ▶김창성(010-3863-6357) ▶정순식(010-8578-4980) ▶박호섭(017-816-3868) ▶정만덕(016-9778-1356) ▶윤상덕(011-9576-1144)

    청도의 또 다른 재미 … 돔 경기장서 소싸움 구경, 열차 터널에 만든 ‘와인터널’

    지난해 9월 개장한 소싸움 전용 돔 경기장에 가면 매주 주말 소싸움을 볼 수 있다.
    미나리로 배를 채웠으면 이제는 청도를 둘러볼 차례다. 소싸움 전용 돔 경기장에서는 주말마다 소싸움이 열린다. 가든 프로방스는 사진 동아리의 출사 장소로, 로맨틱한 분위기의 와인터널은 커플들에게 사랑받는 청도 명소다.

    4월 18∼22일 청도 소싸움 축제가 열리는 5일 동안 약 50만 명이 방문한다. 119년의 소싸움 역사를 지닌 경남 진주, 경남 의령지방에서도 소싸움이 열리지만 요즘 소싸움 하면 청도를 손꼽는다. 전국대회 상위 입상 소만 초청해 경합을 벌이도록 대회 규정을 바꾼 1999년부터 인기를 끌었다. 1만1245석을 갖춘 소싸움 경기장은 지난해 9월 개장했다. 돔 경기장에서는 매주 토·일요일 매일 10회 소싸움이 열린다. 첫 경기는 오전 11시30분 시작되는데 30분 전부터 우권을 판매한다. 입장료·주차비 무료. 054-370-7500.

    젊은 커플에게 인기가 많은 프로방스.
    프로방스는 용암온천에서 운영하는 소규모 정원이다.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을 테마로 꾸민 정원에는 카페 레스토랑 ‘프로방스’와 식당이 모여 있다. 근처 용암온천을 오는 손님에게 먹거리를 팔기 위해 조성했는데, 지금은 프로방스를 찾는 손님이 더 많다. 레스토랑 뒤에 기찻길을 깔아놓고 조그마한 열차 한 칸을 올려놨다. 기찻길 옆으로 알록달록한 벤치도 놓여 있다. 봄에는 벚나무에 꽃이 피고 가을이면 단풍이 기찻길을 소복하게 덮는다. 웨딩 촬영과 사진 동아리 출사 장소로 인기가 높다.

    와인꽂이를 벽과 천장에 달아놓은 와인터널 .
    와인터널은 2006년 청도감와인 주식회사에서 조성한 와인 저장고이자 시음·전시장이다. 1905년 개통된 옛 경부선 열차 터널을 정비해 만들었다. 와인터널의 길이는 1km 정도다. 터널 입구에는 옛 기찻길처럼 자갈과 철로를 깔아 운치를 더했다. 와인꽂이를 옆 벽면부터 천장까지 휘감는 형태로 만들어 놓은 것이 눈에 띈다. 감 와인을 맛 볼 수 있도록 소규모 판매점도 만들어 놨다. 떫은 감으로 만든 레귤러·스페셜 와인과 아이스 홍시로 만든 아이스 와인 등 세 종류를 판매하고 있다. 터널 내부는 어두컴컴하고 습한 편이지만 곳곳에 은은한 조명을 달아 로맨틱한 분위기다. 054-371-1904.

    철가방극장
    개그맨 전유성씨가 운영하는 코미디 공연 전용극장인 철가방극장(054-373-1951)과 카페 레스토랑 니가쏘다쩨(054-373-9889)도 새롭게 떠오른 청도 명물이다.

    홍지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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