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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궁 과 명소 탐방.

제주도 올레를 만든 *왕뚜껑* 서명숙 ,,,,,

by 북한산78s 2009. 10.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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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뚜껑' 서명숙이 제주올레를 만든 까닭은

사람과 사람들 2009/10/07 16:12 삐딱이


언론사 기자 시절 그의 별명은 '왕뚜껑'이었다. 자주 '뚜껑'이 열린다는, 좋게 이야기하자면 정열적이고 나쁘게 이야기하자면 다혈질이란 거다. 그는 에둘러 가는 법이 없다. '곡선'이 아닌 '직선'이다. 좋다, 나쁘다는 '호오(好惡)'도 분명하다. 적당히 할 바에는 아예 하지 않는다. 한 번 빠지면 몰입한다. 그러나 누구보다 예민한 감수성의 촉수를 지니고 있다. 그는 네모난 동그라미이자, 동그란 네모다.

그는 정치부 여기자 1세대다. <시사저널> 편집장과 <오마이뉴스> 편집국장을 지냈다. 20년 넘는 기자 생활을 마감하고, 배낭 하나 짊어진 채 스페인 산티아고로 떠났다. 한 달 가까운 도보여행을 마치고 돌아온 그는 한국에 돌아와 '길'을 만들었다. "자기 나라로 돌아가서 각자의 '까미노(길)'를 만들자"는 산티아고에서 만난 여행 친구들과의 약속을 지킨 것이다.

그는 "당신은 왜 그 일을 하는가?"라고 물었을 때 "무엇보다도 이 일이 내 가슴을 뛰게 하기 때문"이라는 한비야씨의 말이 가장 어울리는 사람이다. '심장'으로 일하는 사람, 후배로서 내가 본 서명숙 (사)제주올레 이사장은 그런 사람이다.


희망이란 

희망이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없고 없다고도 할 수 없다.
그것은 마치 땅 위의 길과 같은 것이다.
본래 땅 위에는 길이 없었다.
걸어가는 사람이 많아지면
그것이 곧 길이 되는 것이다.

- 노신의 <고향> 중에서

제주올레와 우도올레를 걸으며 딱 떠오른 게 노신의 '희망'이다.



사람들
마음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제주 올레는 없던 길을 낸 것은 아니다. 그러다고해서 있던 길만도 아니다. 단절돼 '따로국밥'처럼 놀던 길을 연결해 새로운 길을 낸 것이라고 봐야 한다. 길의 재발견이라고 할 수 있다. 제주 올레는 원래 있었지만 지금은 아스라이 사라진 길과 기억을 되돌려놓는, 인간 허물에 대한 반성이자 치유 과정이다.

점을 이으면 선이 된다. 그 선으로 원을 만들 수도 있고, 삼각형이나 사각형을 만들 수도 있다. 평면이건 입체건 간에 결국은 점에서 출발해 점으로 끝나는 셈이다. 아무리 긴 길이라고 해도 출발점과 도착점이 있기 마련이다. 다만 길이의 차이가 있을 뿐.

23km에 달하는 제주 올레 4코스를 꼬박 걸으니 6시간 가량 걸렸다. 물론 그닥 속도를 내지 않고 걸은 탓이다. 정코스로 걸었던 적이 없으니 지금 가는 4코스 거꾸로 올레가 내겐 정코스처럼 느껴진다. 남원에서 시작해 망오름을 정점으로 해서 표선으로 가는 길에서 산과 바다를 만났다. 무엇보다도 함께 걷는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점이 선으로 도형으로 이어지듯이, 아무리 많은 사람들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한 사람에서부터 출발한다. 그런 한 사람, 한 사람이 모이면 선이 되기도 하고 도형이 되기도 하는 것이다. 점으로 시작된 제주 올레가 사람과 사람을 이어 선을 그리고, 도형을 만들어간다. 제주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무엇보다도 사람들 마음의 지도가 바뀌고 있다. 변화는 의외로 가까운 곳에 있고 천천히 스며든다. (4월 25일 '제주 올레'를 다녀온 뒤 쓴 글)


지금도  "온 몸을 갈아 길을 만들고 있는 중"인 서명숙 이사장은 제주 올레야말로 '안티 공구리'라고 말한다. 나는 그의 말을, 무기를 녹여 농기구를 만들 듯, 콘크리트 벽과 아스팔트를 거둬내 흙길로 되돌려놓고 싶은 그런 심정이라고 풀이한다. 올레 길을 걸어보면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수 있다.

서명숙 이사장에게 제주 올레에 얽힌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듣고자 하는 분들은 10월 14일 저녁 7시 <오마이뉴스>에서 열리는 특강에 참석하시길. 선착순 모집. 참가비는 무료.

[10만인클럽 특강 신청하기] 서명숙 이사장 - 제주 올레! 발상의 전환을 배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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