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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살아가는 이모저모

[C컷] 2023 올해의 국제 뉴스 사진들..

by 북한산78s 2023. 1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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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이 며칠 남지 않았습니다. 국제 뉴스를 다루는 외국 통신사들은 이맘때면 주요 뉴스에 관련된 사진들을 모아 올해의 사진으로 골라 내보냅니다. 수많은 뉴스 사진들 중에서 각 통신사에서 엄선된 사진들은 뉴스의 비중도 고려하지만 사진으로도 탁월한 작품들을 골라 내보냅니다.

지구는 끊임없이 돌고 올해도 엄청나게 많은 뉴스와 사진들이 쏟아지는 중에 어떤 것들이 있었는지 다시 제가 골라서 뽑아보았습니다. AP, 로이터, EPA를 통해 들어온 올해의 사진들 가운데 주목할 만한 사진들을 소개해봅니다.

먼저 첫 사진은 그동안 가장 뜨거운 분쟁 지역 중 하나인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입니다. 여전히 전쟁은 진행 중이고 세계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편으로 각각 나뉘어져 있지만, 현장의 사진 기자들은 목숨을 걸고 자신이 대면하는 현장을 기록할 뿐입니다. 이스라엘군의 폭격으로 집을 떠나 난민이 된 팔레스타인인들이 원조를 받기 위해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엉켜 있습니다.

2023년 10월 11일 하마스의 로켓 공격을 받은 이스라엘 에시켈론에서 주민들이 공포에 떨며 몸을 대피하고 있다. /AP 연합뉴스
 

반면에 위 사진은 스팟뉴스 사진의 가장 핵심인 결정적인 순간을 포착한 사진입니다. 하마스의 로켓 공격으로 시작된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 주민들이 공격에 몸을 피하는 모습입니다.

2023년 2월 8일 튀르키예 하타이에서 대지진으로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한 남자가 구조를 요청하고 있다. /로이터 뉴스1
 

올해 2월 초에 7.8이라는 엄청난 강도의 지진 피해를 입은 튀르키에 하타이의 무너진 건물 잔해에서 한 남자가 손을 내밀어 구조를 요청합니다. 엄청난 무게의 건물 잔해 사이에서 살아있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2023년 10월 12일 아프가니스탄 헤라트의 한 마을이 지진으로 폐허가 된 가운데 원조를 받으러 가는 한 소녀가 모래 폭풍 속에서 엄마를 놓치지 않으려고 잡고 있다. /AP 연합뉴스

 

엄청난 희생자를 낳은 큰 지진은 아프가니스탄과 아프리카 모로코에서도 이어졌고, 며칠 전에는 중국 간쑤성에서도 발생했습니다. 미군이 떠나고 탈레반이 정권을 다시 잡으면서 더욱 고립되어 살기가 어려운 아프가니스탄에서 이런 대재앙 속에 카메라의 렌즈는 이렇게 살아 남기 위해 노력하는 소녀를 향하고 있습니다.

유럽과 아프리카, 미국과 중남미, 그리고 아시아 곳곳에도 난민들의 행렬은 올해도 이어졌습니다. 난민들은 대부분 아이를 가진 부모들이며, 난민들이 고향을 떠나 외국을 가는 것은 아이들의 미래를 위해서 입니다. 가난하고 위험한 환경에서 벗어나 아이들을 키우고 싶기 때문입니다.

2023년 9월 20일 멕시코의 후에후에토카의 한 기찻길에서 한 베네수엘라 난민이 자신의 남편이 건네준 들꽃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AP 연합뉴스
 

위 사진은 얼핏 보면 한 여성이 꽃을 들고 눈물을 흘리는 것처럼 보이지만, 베네수엘라 출신의 한 난민여성이 남편이 건네준 들꽃을 받으며 잠시 함께 웃는 모습입니다. 늘 어둡고 힘든 수 천장의 난민 사진을 보다가 이렇게 흐뭇한 장면도 있습니다.

29일 우크라이나 부차에서 한 화가가 벽에 그린 모닥불 그림 앞에서 한 어린이가 손을 가까이 대보고 있다. /로이터 뉴스1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은 올해도 계속되었습니다. 지난해 대학살을 겪은 부차에서 한 화가가 벽에 그린 그림 앞에서 한 어린이가 불을 쬐는 것처럼 손을 내밀어봅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 세계를 돌면서 우리를 도와 달라고 연설하는 것처럼 벽화 하나를 배경으로 찍은 이 사진 한 장도 울림이 있습니다.

2023년 2월 10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의 한 전철역에서 시민들이 공습을 대피해 기다리고 있다. /EPA 연합뉴스
 

위 사진은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한 지하철역입니다. 역 주변에 멋진 공연장이 있는지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며칠 후면 3년 째를 맞는 이 전쟁의 끝은 어디일까요, 국내 한 사진가가 올해 우크라이나를 다녀왔는데 항전하는데 익숙한 우크라이나 주민들은 이제 전쟁이 일상이 된 것처럼 보였다고 했습니다. 휴대폰을 보거나 아이를 달래며 공습이 멈추기를 기다리는 시민들의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2023년 11월 15일 브라질 마토그로소주 강가에 극심한 가뭄으로 악어들이 강둑에 빽빽히 모여 있다. /AP 연합뉴스

올해는 폭염과 가뭄, 산불 등이 어느 해보다 걷잡을 수 없이 기록적이었습니다. 브라질 아마존강 유역은 가뭄이 극심해서 아마존 원주민의 주요 식수와 운송 수단인 강이 말라 붙어 배까지 다닐 수 없었습니다. 위 사진은 강물이 줄어 악어가 가득한 어느 강둑 모습입니다. 세기말의 풍경처럼 저 악어들이 물과 먹이가 없이 저렇게 모여 있으면 어떤 질서로 살 수 있을까 걱정됩니다.

2023년 7월 18일 그리스 만드라에서 산불로 타버린 숲의 한 나무에서 불씨가 꺼지지 않고 타고 있다. /로이터 뉴스1
극심한 가뭄으로 숲의 나무들이 말라버리면서 산불이 나면 걷잡을 수 없이 되었습니다. 캐나다와 유럽 남부가 올해 극심한 산불 피해를 입었는데, 파라다이스라고 모두가 가고 싶어하던 하와이의 한 휴양지를 몽땅 태운 산불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위 사진은 그리스에서 산불로 타버린 숲에서 한 나무 사이에 남아있는 잔불입니다. 어두운 시간에 숲도 모두 그을렸지만 나무에서 마치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알리듯이 활활 불이 살아 있습니다.

 

2023년 7월 23일 에디오피아 트그레이 지역의 한 병원에서 영양실조에 걸린 신생아의 손이 엄마 손 위에 놓여있다. /로이터 뉴스1
 

방금 태어난 아기의 손이 통통하지 않고 이렇게 마른 손을 본 적 있습니까? UN 산하 식량농업기구 통계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 중 8억 명이 기아에 시달리고, 매일 2만 5천 명이 넘는 사람들이 굶어서 죽는다고 합니다.

이제 제가 뽑은 올해의 국제 뉴스 사진 한 장을 보여드리겠습니다.

 

바로 트럼프 대통령의 머그샷입니다. 선거 공갈 관련 범죄 혐의로 기소되어 지난 2023년 8월 24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란타 풀턴 카운티 교도소에서 수감자 번호를 부여 받고 촬영한 머그샷입니다. 이날 트위터에 “머그샷- 2023년 8월 24일, 선거 간섭 절대 항복하지 말라!”는 문구와 함께 사진 위쪽 감옥의 워터마크가 없는 머그샷이 게시 되었습니다. 그동안 트위터 계정이 막혀 있던 트럼프는 일론 머스크가 인수 후에 복구되면서 첫 번째로 이 머그샷을 통해 재개했습니다.

푸른 양복에 붉은 넥타이, 금발 아래 카메라를 노려보는 트럼프의 머그샷은 한 정치인의 범죄 기록이 아닌 ‘굴복을 모르는 정치인의 상징’이 되어 오히려 지지자들이 머그샷 사진으로 티셔츠나 머그컵 같은 상품에 활용되었고 10만장 한정판 NFT 디지털 카드를 개당 99달러에 팔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세상은 우리의 예상과 다른 방향으로 흘러갑니다. 2024년 새해는 또 어떤 일들이 생길까요?

2023년 12월 19일 미국 아이오와주 워털루에서 열린 트럼크 연설회에서 팔리고 있는 트럼프 사진이 활용된 기념품들. /로이터 연합뉴스

 

(조선닷컴 개재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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