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정다운 산하의 핀꽂

6월의 장미 를 맞으면서....

by 북한산78s 2015. 6. 3.
728x90
SMALL

 

2015년 6월초  아파트 근처 도로변에 정클장미가 지나가는 이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지난 겨울을 지내고 보기에는 전혀  나올것 같지 않은 넝클에서 장미가

소담스럽게 피는것을 보면서...

 

자연의 신비스러움을 느낄수가 있는것 같다.

올해 넝클장미는 사진으로보아도 지난 해보다는 탐스럽지가 않은것 같아서

아쉬움을 느끼게 한다.

 

아마 봄에 강수량이 예전보더 적어서 그런가 하는 생각을 해본다.

 

+ 장미차를 마시며

시 쓰는 후배가 인도에서 사왔다며 건넨 장미차
보랏빛 마른 장미들이 오글오글 도사리고 있다
잔뜩 오므린 봉오리를 감싸고 있는 건 연두 꽃판이다
아홉 번을 다녀갔어도 후배의 연애는 봉오리째
차마 열리지 못했는데, 그게 늘 쓴맛이었는데

찻물에 마른 장미를 아홉 송이를 띄운다
여름 직전 처음 꽃봉오리가 품었던 목마름은
따뜻한 물에도 좀체 녹아들지 못하고
보라 꽃잎에서 우러나온 첫 물은 연둣빛이다
피워보지 못한 저 무궁무진한 숨결
첫 물은 그 향기만을 마신다

어쩌다 아홉에 한 송이쯤은 활짝
오랜 물에서 꽃 피기도 하는데
인도밖에 갈 곳이 없었던 후배의 안간힘도
그렇게 무연히 피어났으면 싶었는데

붉게 피려던 순간 봉오리째 봉인해버린
보랏빛마저 다 우려내고도 결코 열리지 않는
물먹은 꽃봉오리들
입에 넣고 적막히 씹어본다

보랏빛 멍을 향기로 남기는 제 몸 맛처럼
안으로 말린 모든 꽃은 쓰리라
채 피우지 못한 꽃일수록 그리 떫으리라
(정끝별·시인, 1964-)

 

 

 

 

 

 

 

 

 

 

 

 

 

 

 

 

 

 

 

 

 

 

 

 

 

 

 

 

 

 

 

 

 

 

 

LIST

'정다운 산하의 핀꽂'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천 대공원 장미원..  (0) 2015.06.16
관곡지 황새가 먹이를 잡는 순간.  (0) 2015.06.07
양귀비와 벌꿀...  (0) 2015.05.31
인천 대공원 (작약) 2.  (0) 2015.05.29
인천 대공원 양귀비 동산..  (0) 2015.05.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