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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반 상식

무리한 등산은 자제 하고 적당히 합시다.

by 북한산78s 2008. 4.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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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많은 산소량 요구에 적혈구 증가, 두통으로 이어져

구리에 사는 OOO씨(52세·남)는 최근 등산을 갔다가 특이한 경험을 했다. 갑작스런 두통을 동반, 붉어진 얼굴이 하루 종일 가라앉질 않았던 것이다.

순간 두려운 마음이 들었던 OOO씨는 “지인을 통해 순간적으로 적혈구가 증가해서 그렇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이는 다혈증이라고도 하는데 혈액의 단위용적당 적혈구 수가 증가하는 경우를 지칭한다.

다혈증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파른 등반 뿐 아니라 고지대에 사는 사람에게도 흔히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OOO씨의 경우 지방 소재의 모 유명산에 등반 했었던 게 화근이 됐다. 가파른 산맥으로 등반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좋은 산이지만 등산 초보자에게는 무리를 줬던 셈.

◇ 등산과 적혈구 증가, 무슨 관계?

먼저 우리 몸에 없어서는 안 될 피, 혈액의 구성성분으로는 백혈구와 혈소판, 그리고 적혈구가 있다. 적혈구에 있어 heme와 globin으로 이루어져 있는 헤모글로빈은 적혈구 생성을 돕고 산소운반을 가능하게 해준다.

한편 혈액속의 적혈구나 백혈구는 모두 뼈 속의 조직인 골수에서 만들어진다. 골수 안에서 적혈구의 바탕이 되는 세포, 즉 적혈구가 분열증식하며, 혈청에서 철분을 얻어 혈색소를 만든 후 비로소 제대로 된 적혈구가 돼 말초의 혈액 속에 나타난다.

그렇다고 건강에 좋은 등산을 한다는 게 적혈구 증가와 무슨 상관이 있을까.

단국대학교병원 혈액종양내과 박건우 교수는 “이것은 일종의 몸이 원하는 보상 작용이다” 라고 설명한다.

적혈구는 산소운반을 하는 역할을 한다. 하지만 고지대나 가파르고 높은 산에는 평지보다 산소가 부족하다.

따라서 낮은 산소분압 때문에 한 번에 운반하는 양을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 그만큼 많은 적혈구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고지대에 사는 사람들은 이미 산소분압이 낮은 환경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적혈구 수치가 상승한다고 해도 별다른 신체 변화를 느끼지 못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몸의 요구산소를 충분히 공급해주지 못하는 낯선 환경에 들어선다면 신체는 이에 맞추기 위해 변화한다.

중증 흡연자의 다혈증도 이와 마찬가지로 흡연으로 폐의 호흡기능이 약해져 한 번 호흡할 때 많은 양의 산소를 마시려 하다 보면 적혈구 수치가 자연스레 증가하게 된다.

또 다른 원인으로는 2차성 적혈구 증가증이 있다. 상대적 다혈증으로 체내의 총 혈장량의 감소, 즉 심한 탈수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헤모글로빈은 밀도로 표현될 수 있다. 따라서 용질이 변함없어도 용매가 감소하면 밀도는 증가하게 되는 현상이다.

적혈구 과다 생성보다는 탈수증상으로 인해 혈액 내 물은 빠지고 성분들만 남아 있어 혈액의 밀도는 증가하게 된다고 박교수는 말한다.

이렇게 혈액의 밀도를 증가시키는 기타 상황으로는 설사, 이뇨제의 장기복용, 음수를 할 수 없는 경우처럼 물과 관련돼 있다. 탈수증에 걸리면 적혈구의 수치는 정상이라 할지라도 외관상 다혈(多血)이 되기 때문이다.

적혈구 증가증, 다혈증에는 온몸이 붉어지는 홍조증상과 열감증상을 동반하는 한편 쉽게 없어지지 않는다. 빈혈이 있으면 얼굴이 창백해지는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을 보인다.

◇ 혈액, 맑지 못하면 건강에는 치명적

이렇듯 다혈증은 갑자기 변화된 환경의 영향에 의한 것부터 적혈구를 만들어내는 공장격인 골수에 이상이 있는 것까지 원인에 따라 다양하게 있을 수 있다.

문제가 되는 부분은 혈액의 구조는 기본적으로 액체이기 때문에 보통의 정상적인 상태보다 적혈구가 증가하게 되면 끈적끈적해진다는 점이다.

박건우 교수는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 이는 곧 혈액순환의 장애로 이어진다고 지적한다. 무엇보다 머리와 폐로 가는 혈액순환에 큰 문제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혈관은 맑은 피가 계속 돌아야 하는데 끈적끈적해진 혈액이 원활한 혈액순환을 방해하기 때문에 두통과 구토증세가 계속 이어진다.

한편 실제로 평지에 사는데도 불구하고 적혈구 수치가 비이상적으로 상승하는 사람이 있다. 이는 골수에서 비정상적으로 적혈구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이므로 치료가 요구된다.

이 경우는 본태성으로, 원인이 정확히 규명되지 않아 예방이 힘든 것이 사실이다. 치료법은 결국 적혈구 수치를 낮춰주는 것이다. 피를 뽑아서 버리는 사혈치료가 대체적으로 이용되며 이는 혈액의 점도를 내리고 피를 묽게 해주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한편 혈액 내 성분의 밸런스 조절은 성분을 만들어내는 공장격인 골수에 문제가 있지 않는 한 얼마든지 예방이 가능하다. 전문의들은 높은 산을 등반하거나 고지대로 여행을 갈 때는 반드시 충분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출처:메디컬투데이,2007-09-18,일부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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