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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UNDAI steel 정기산행.

3월 31일 사랑도 를 다녀와서

by 북한산78s 2007. 4.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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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둥과 번개가 동반한 새벽
토막잠에서 깨어난 우리는
걱정스런 눈빛이 가득하지만
누구도 통영의 날씨가 지금보다 심할 거라고
말하지 못한다.

간절히 보고 싶었던 사량도 였기에
버스 두 대로 출발하고 평소보다 더 많은 가족들이
한마음으로 오늘을 기다렸을 것이다..



부슬부슬 비 내리는 삼천포 선착장
배안에서 대장님과 선장님의 안내로
안전한 산행 주의를 받고 준비해간 지난 년말 산악회선물로 받은
자줏빛 우의 복장을 갖추고 내지선착장에서 10:30분쯤 출발.



비에 젖은 땅은 발을 옴길 때마다 미끄러워서
겁이나고 몸에서는 열이 나서 숨이 턱에 받힐 때
마치 찜질방처럼 느껴진다..



안개에 쌓인 바다는 수줍은듯 제 몸을 쉽게 드러내지 않고
엄청난 비밀을 베일에 감추듯
저 멀리 그림처럼 조그만 섬 하나만 살포시 보여주는데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발을 옴기지 못하고 넋을 놓고 바라보는데
어떤 말로도 표현 할 수 없을 만큼 환상이었다..



겨울을 이겨낸 나무들은 가지 끝마다
작고 귀여운 몽우리를 달고 촉촉이 비에 젖고.



일년 동안 기다리다 봄을 맞고 피어난 연분홍 진달래는
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다 못 견디면 꽃잎을 하나 둘 떨구고
다시 파란 잎들을 준비하고 있다..



칼바위와 곡예하듯 아슬아슬한 바윗길을 지날 때 아주 센바람이 불어오면
몸을 낮추고 겸손한 자세로 지나고 편안한 산길을 허락하면 감사한 마음으로


아래를 바라보면 천 길 낭떠러지 일 텐데 안개 때문에 잘 보이지 않고
어쩌다 바람이 불면서 안개를 데려가면 이따금씩 속내를 드러내는 바다.



지리산 정상과 달바위를 지날 때 외진 곳 주막에서는
푸짐한 두부김치를 쌓아놓고 산꾼을 유혹하고
매점옆길로 우회로가 있어서 30여명의 회원 분들이 그 길을 선택했다..



달바위 산에서 30분정도 걷다 도착한 가마봉 바위슬랲
아스라이 높아보여서 겁부터 나는데 두 줄의 로프를 의지하고
안전하게 가는데 같이 가시는 분은 이 바위에서 많은 힘을 소진하고
가마봉에서 내려오는 계단은 급경사로 머리끝이 서늘해진다.
가는 길마다 돌들은 세로로 솟구쳐 금방이라도 쪼개져서 다칠 것 같고
또 다시 내려오는 로프길 많은 힘을 소진했어도 달리 우회로가 없는 길
비온 뒤의 산길에서는 발 닿는 곳마다 온통 신경이 곤두서고
서로를 걱정해주는 우리들의 한마음 안전하기만을 빌고 .



애틋한 전설을 가진 옥녀봉 돌탑에 스텐레스로 만들어진 이정표를 보면서
싱겹게 돌아서 내려오는데 멀리 대항선착장이 보인다.
지금까지는 다르게 너무나 활짝갠 포구와 하늘을 보면서
배신감 같은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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